국내 최초의 알타이 전래설화집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 '파라독스 이솝 우화', '파라독스 중국 우화', '꼬마 성자' 등 우리나라의 정신세계 향상에 일조했던 가치로운 우화집들을 펴낸 정신세계사가 오랜만에 선봬는 본격 이야기책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 소개하는 21편의 이야기들은 단순한 창작 우화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시원과 관련된 알타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구비로 전해진 각종 민담과 전설, 신화들을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읽기 편한 본문과 더불어 상세한 각주와 해설을 붙여 보다 전문적으로 설화의 세계에 접근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세계 설화의 이합집산
현재 알타이 지역은 서남부 시베리아의 거점도시 바르나울과 노보시비르스크 남단을 거쳐 사얀 산맥과 몽골 고원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산악지대이다. 이곳의 중심부가 바로 '고르노알타이'로서 산세가 험한 알타이 산악지방을 뜻한다. 역사상 수많은 종족들의 삶의 터전이었으며 전쟁으로 인한 피난처 구실을 해온 일종의 소도(蘇塗)라고 볼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온 세상의 이야깃거리들이 모여 알타이 고유의 민속문학이 되었고, 이후 유라시아 대륙 곳곳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의 원형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알타이 이야기가 지역을 바꾸어 가며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한반도 전래설화의 뿌리를 엿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한민족 설화의 시원을 찾아
알타이인들은 말한다. 옛적에 말을 타고 몽골 초원이나 바이칼호까지 일주일이면 간다고. 중간에 사얀산에서 잠깐 쉬고, 바이칼에서 고구려 만주땅까지 또 일주일 가면 된다고.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 품에서 듣고 자란 '콩쥐팥쥐', '우렁 각시', '주몽 신화' 등 우리 고유의 설화들의 원형을 알타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대륙의 역사를 새롭고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노라면 조선조 이래 오랫동안 두절되었던 대륙적 상상력이 절로 되살아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야기 삽화의 신기원
이 책의 삽화를 담당한 장승애 화백은 놀랍게도 정통 서양 추상화를 전공한 표현주의 추상화가이다. 오랜 미국 생활을 접고 몇 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작품활동에만 몰두하는 그녀는, 중견 추상화가라는 타이틀에 조금도 미련을 두지 않고 정통 예술가라면 하찮게 볼 수도 있는 단행본 삽화를 기꺼이 맡았다.
장 화백의 삽화는 파스텔을 사용하였으면서도 유화적인 색채가 나는 강한 색조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동화적 이야기의 상징성과 독특한 소재의 선별, 사실적 시대 연출 등, 이 책만이 요구하게 되는 삽화의 모든 요소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작품을 제공하였다.
[본문 중]
옛날하고도 아주 먼 옛적에 새들은 모두 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 모여 살았답니다. 그래서 북쪽 나라인 알타이에는 봄이 찾아와도, 산에서 바쁘게 내려오는 작은 시냇물과 큰 강만 즐거워서 노래를 부르며 겨울 내내 꽁꽁 얼어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느라 서로 속삭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북풍 아저씨가 휘익 하고 세게 바람을 불어 알타이의 생기 넘치는 봄 노래를 새들이 사는 따뜻한 남쪽 나라까지 실어다 주었습니다. 새들은 이 노랫소리를 듣고서 모두 다 깜짝 놀라 둥근 눈을 더 둥글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누가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노래를 밤과 낮 쉬지도 않고 계속 부르는 거야? 아마도 저 북쪽의 알타이에서 오는 소리 같은 걸! 들어 봐,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이야! 알타이에 어떤 행복이 찾아온 것일까?"
하지만 일찍이 어떤 새도 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춥다고 소문이 난 알타이에 선뜻 가겠다고 나서는 새는 단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중략)
차례
머리말: 이야기 천국에 다녀와서
1부 재미있는 알타이의 민담들
하늘로 간 별이, 즐드스
황새와 여우
소원을 들어주는 댕기
곰 재판관
무서운 이야기
무시무시한 손님
뻐꾸기 울음소리의 전설
박새, 독수리를 속이다
황금 술잔 초초이카
황새와 뜸부기
곰 아저씨의 죽음
울케르 별자리의 전설
행복한 소년 으르스투
숲 속 할멈
비단 댕기 아가씨
흰눈썹뜸부기는 어떻게 우는가
미녀와 야수
2부 알타이의 영웅들
일곱 형제와 북두칠성
알립마나쉬와 쿠무젝아아루
여황제 알튼차츠
마나스, 영웅의 탄생
해설 알타이 이야기에 덧붙여
고르노알타이와 바이칼 지역의 이야기꾼에 대한 이야기
알타이인들의 이야기
번역, 해설 양민종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노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91년 러시아 연방 모스크바 대학교 문학이론학과 대학원에 입학, 1996년에 같은 학교에서 문학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1-2002년에는 키르기즈 공화국 비슈케크 대학 인문대 초청교수로 파견되었다. 그는 알타이산맥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바이칼의 구전문학 연구센터를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원주민들과 대화를 통한 채록작업을 다년간 수행해 왔다. 또한 터키에서 중앙아시아, 알타이산맥을 거쳐 몽골과 만주, 한반도로 이어지는 알타이 문화권의 구비문학적 연계성과 공유점에 주목하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여 왔다. 현재 부산대학교 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단편 서사 형태론' 등의 저서와 '구소련 영웅서사시 마나스 연구 입문'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림 장승애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로스앤젤레스에 있던 스위스 출신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한스 벅카르트(Hans Buckardt, 1904-1994)에게 10년간 회화수업을 받았다. 1984년 캘리포니아 주립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다시 미국 동부로 건너가 유서 깊은 미술 아카데미인 뉴욕 아트스튜던트 리그에서 3년간 수학하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국내에서는 동양의 역학 사상과 천부경을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개인전을 연 바 있다. 현재 제주도 서귀포에 살고 있다.
국내 최초의 알타이 전래설화집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 '파라독스 이솝 우화', '파라독스 중국 우화', '꼬마 성자' 등 우리나라의 정신세계 향상에 일조했던 가치로운 우화집들을 펴낸 정신세계사가 오랜만에 선봬는 본격 이야기책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 소개하는 21편의 이야기들은 단순한 창작 우화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시원과 관련된 알타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구비로 전해진 각종 민담과 전설, 신화들을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읽기 편한 본문과 더불어 상세한 각주와 해설을 붙여 보다 전문적으로 설화의 세계에 접근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세계 설화의 이합집산
현재 알타이 지역은 서남부 시베리아의 거점도시 바르나울과 노보시비르스크 남단을 거쳐 사얀 산맥과 몽골 고원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산악지대이다. 이곳의 중심부가 바로 '고르노알타이'로서 산세가 험한 알타이 산악지방을 뜻한다. 역사상 수많은 종족들의 삶의 터전이었으며 전쟁으로 인한 피난처 구실을 해온 일종의 소도(蘇塗)라고 볼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온 세상의 이야깃거리들이 모여 알타이 고유의 민속문학이 되었고, 이후 유라시아 대륙 곳곳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의 원형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알타이 이야기가 지역을 바꾸어 가며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한반도 전래설화의 뿌리를 엿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한민족 설화의 시원을 찾아
알타이인들은 말한다. 옛적에 말을 타고 몽골 초원이나 바이칼호까지 일주일이면 간다고. 중간에 사얀산에서 잠깐 쉬고, 바이칼에서 고구려 만주땅까지 또 일주일 가면 된다고.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 품에서 듣고 자란 '콩쥐팥쥐', '우렁 각시', '주몽 신화' 등 우리 고유의 설화들의 원형을 알타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대륙의 역사를 새롭고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노라면 조선조 이래 오랫동안 두절되었던 대륙적 상상력이 절로 되살아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야기 삽화의 신기원
이 책의 삽화를 담당한 장승애 화백은 놀랍게도 정통 서양 추상화를 전공한 표현주의 추상화가이다. 오랜 미국 생활을 접고 몇 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작품활동에만 몰두하는 그녀는, 중견 추상화가라는 타이틀에 조금도 미련을 두지 않고 정통 예술가라면 하찮게 볼 수도 있는 단행본 삽화를 기꺼이 맡았다.
장 화백의 삽화는 파스텔을 사용하였으면서도 유화적인 색채가 나는 강한 색조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동화적 이야기의 상징성과 독특한 소재의 선별, 사실적 시대 연출 등, 이 책만이 요구하게 되는 삽화의 모든 요소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작품을 제공하였다.
[본문 중]
옛날하고도 아주 먼 옛적에 새들은 모두 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 모여 살았답니다. 그래서 북쪽 나라인 알타이에는 봄이 찾아와도, 산에서 바쁘게 내려오는 작은 시냇물과 큰 강만 즐거워서 노래를 부르며 겨울 내내 꽁꽁 얼어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느라 서로 속삭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북풍 아저씨가 휘익 하고 세게 바람을 불어 알타이의 생기 넘치는 봄 노래를 새들이 사는 따뜻한 남쪽 나라까지 실어다 주었습니다. 새들은 이 노랫소리를 듣고서 모두 다 깜짝 놀라 둥근 눈을 더 둥글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누가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노래를 밤과 낮 쉬지도 않고 계속 부르는 거야? 아마도 저 북쪽의 알타이에서 오는 소리 같은 걸! 들어 봐,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이야! 알타이에 어떤 행복이 찾아온 것일까?"
하지만 일찍이 어떤 새도 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춥다고 소문이 난 알타이에 선뜻 가겠다고 나서는 새는 단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중략)
차례
머리말: 이야기 천국에 다녀와서
1부 재미있는 알타이의 민담들
하늘로 간 별이, 즐드스
황새와 여우
소원을 들어주는 댕기
곰 재판관
무서운 이야기
무시무시한 손님
뻐꾸기 울음소리의 전설
박새, 독수리를 속이다
황금 술잔 초초이카
황새와 뜸부기
곰 아저씨의 죽음
울케르 별자리의 전설
행복한 소년 으르스투
숲 속 할멈
비단 댕기 아가씨
흰눈썹뜸부기는 어떻게 우는가
미녀와 야수
2부 알타이의 영웅들
일곱 형제와 북두칠성
알립마나쉬와 쿠무젝아아루
여황제 알튼차츠
마나스, 영웅의 탄생
해설 알타이 이야기에 덧붙여
고르노알타이와 바이칼 지역의 이야기꾼에 대한 이야기
알타이인들의 이야기
번역, 해설 양민종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노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91년 러시아 연방 모스크바 대학교 문학이론학과 대학원에 입학, 1996년에 같은 학교에서 문학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1-2002년에는 키르기즈 공화국 비슈케크 대학 인문대 초청교수로 파견되었다. 그는 알타이산맥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바이칼의 구전문학 연구센터를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원주민들과 대화를 통한 채록작업을 다년간 수행해 왔다. 또한 터키에서 중앙아시아, 알타이산맥을 거쳐 몽골과 만주, 한반도로 이어지는 알타이 문화권의 구비문학적 연계성과 공유점에 주목하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여 왔다. 현재 부산대학교 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단편 서사 형태론' 등의 저서와 '구소련 영웅서사시 마나스 연구 입문'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림 장승애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로스앤젤레스에 있던 스위스 출신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한스 벅카르트(Hans Buckardt, 1904-1994)에게 10년간 회화수업을 받았다. 1984년 캘리포니아 주립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다시 미국 동부로 건너가 유서 깊은 미술 아카데미인 뉴욕 아트스튜던트 리그에서 3년간 수학하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국내에서는 동양의 역학 사상과 천부경을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개인전을 연 바 있다. 현재 제주도 서귀포에 살고 있다.